행복전도사의 죽음 다른사람들 사는 거

이 분 얘기를 예전에 언뜻 스치듯 들은 것 같다.
주부들이 자주 보는 아침방송에선가, 가끔 패널로 나오신다고?

어렵고 힘들고 미칠 거 같고 죽고 싶고,
이럴 때 오히려 더 남을 배려하고 하하 크게 웃고 에잇 이까짓 거 내가 좀 희생하면 되지
반 컵 밖에가 아니라 반 컵이나! 이런 맘으로 고쳐먹으면 힘든 것도 별 게 아니게 된다... 는 게 주내용이었던 듯하다.

나는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걸 보던 지인의 의견에 동의했다.
왠지, 나는 그런 스탈은 별로더라고,라는 말이었다.

이후 이 분 TV강의를 좀 보았다.
그 강의에선 반대로 불량주부 컨셉을 가지고 오신 듯...
옛날 분이다보니 여자=가정, 남편을 잡아야 한다... 이런 말씀들을 하셨지만 나는 별로 안 와닿았고,
가끔 재치있는 농담하시는 것은 재밌고 유쾌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인(?)의 인생 단계... 몇 살엔 어떻게 되고 몇 살에 어떻게 되고...
연륜이 있으신 분의 말씀인 것 같은 느낌..

지금 이 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는 기사를 보면서 놀라 잠시 훑어보니
느지막히 카피라이터로 떠서 유명해지셨다고 하고, 마인드컨트롤, ~해야 성공한다 이런 식의 말을 자주 남기신 것 같다.

하하 웃어버리고 배려하고 내가 좀 희생하면 되지, 힘내자!... 이것은 일단 내가 행복해지고 나서 그 결과로 나오는 행동이다.
즉, 이미 행복해졌다, 고 마인드를 컨트롤하고, 그 결과적인 행동을 하면 마치 행복해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방법은
심리치료에서도 많이 쓰인다.
너무 불행하고 우울하다 생각만 들고 다른 생각이 전혀 안들 때 한번씩 생각을 확 뒤엎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의 근원, 우울의 근원을 찾아가는 주된 치료 방법이 아니라
일종의 주의전환, 기분전환을 위한 하나의 부수적 방법으로 쓰인다.
카피라이터답게,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을 매우 좋아하셨던 분 같다.

이런 식으로 극도로 우울하고 침체되어 있는 많은 사람(특히 주부)들에게,
(예로 드신 사례들을 보면 정말 극단적인 것들이 많다)
이 분은 일단 본인들의 삶을 위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신 듯하다.
특히 한국의 많은 주부들의 엄청나게 답답한 속을 조금이나마 풀어주셨다는 것이 고맙게 생각된다.

내가 좀 안타까운 건...

'멋지게' 강하게' 다이아몬드처럼' 등등과 같은 말씀을 많이 하신 것보면
행복한 모습, 씩씩한 모습, 잘 사는 모습, 무엇보다도 행복하게 사는 것에 성공한 멋진 모습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하셨던 것 같다.
유명세의 계기가 되었던 카피라이터란 직업도, 실제야 어떻든 멋지고 감동적이게 '보이게 하는' 직업이다.
또한 전도사란 호칭이 붙으셨던 걸 보면  나 뿐 아니라 남도 행복하게 만들려는 욕구도 강하셨던 것 같다.

또한 여성=가정, 남편의 행복=나의 행복, 모성애... 란 말씀..
여성은 여성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 나, 이다. 실제 육체로 존재하는 나.
실제 육체, 자신만의 경험으로 존재하는 나의 행복과 가정, 모성애 이런 추상적인 대상의 행복이 같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 행복도 아니다.

그리고 행복은 성공과 거의 아무 상관이 없고 오히려 서로 배타적인 관계에 있을 때가 많다.
행복해지는 과정은 다른 사람들의 감탄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데서 시작된다.
이 과정은 쉽지 않고, 죽을 때까지 모르고 가는 사람도 많다
.

마지막으로 자신이 행복하게 되는 것도 힘들지만, 남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도 거의 뜻대로 되기 힘들다.
그만큼 행복은 자신 안에서 찾아지는 성격이 강하고, 또 사람들의 개성은 놀라울 만큼 다양하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개개인 자신만이 안다는 것이다.
행복하지 않아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일단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이 뭔지부터 짚어보는 게 좋다.


생의 마지막에 이 분이 겪었을 심적 고통이 안타깝다.
육신의 고통으로 인해 강하고 행복하게 씩씩하게 보여야 하는 것이 잘 안될 때의 좌절...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도 크셨을 듯 하다.
부부가 나란히 동반자살을 택한 것도 참으로 안쓰럽고 슬프다.
이 분의 자살은 마지막도 강하게 가자, 라고 준비된 스스로의 선택인 것 같은 느낌이다.

본인의 한많고 힘겨운 삶에서 다시 태어나 다른 힘겨운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시던 분...
하늘나라에서는 남의 시선에 개의치 마시고 조금 편하게
두 분만의 행복을 찾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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