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맨에 대한 이런저런 단상 by sid

. 많은 이들이 봐도 좋을, 선하고 질 좋은 영화 같다.

. 인류 최초 달에 상륙한 아폴로 11호 및 닐 암스트롱을 위주로 한 승무원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와, 닐 암스트롱이라는 남성의 아픔을 아련하고 먹먹하게 그린 드라마가 서로 교차한다. 딸자식에 대한 애틋함에서 인터스텔라가 살짝 떠올랐다. 안 울려했는데 크흑ㅠ

. 진동하는 화면, 적막한 진공의 무음과 귀를 때리는 쇳덩이 고철 소리를 오가는 사운드를 집중적으로 연출한 것이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다. 드드드드 퍼퍼퍼퍽 피쉬쉬식 삐육삐육 쿠콰콰콰.. 불 댕긴 쇳덩이에 묶여 우주로 쏘아지는 현실은 전혀 완벽과는 거리가 먼, 깔끔하거나 낭만적이지 않은, 위기와 공포의 환경인 것이다. (daftpunk의 contact에서의 음향 및 샘플링이 생각나기도)
그에 비해 말 수도 적고, 고함이나 비명은 커녕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견디는 주인공이 주는 무게감.

ㆍ지루하지 않은 영환데 역시 2시간이 긴 건지 살짝 정신줄이 느슨해지는 순간이 있긴 했다.

. 라이언 고슬링은 이런 안쓰러운 역 전담 배우 같다. 언뜻 초연하고 덤덤한 눈빛이지만 사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보이기 싫은, 혼자만의 슬픔을 간직한 남자. 속으로 삭히고 겉으로 단련하는 남자. 남달리 짱구인 뒤통수와 빗자루 같은 황소 속눈썹도 놓치지 않고 감상해주었다.

. 첨엔 안 볼라 했다. 사람들이 그래비티랑 인터스텔라 많이 칭찬하지만, 너무 거창하고 멋있게만 찍은 게 좀 식상했던 기억 때문에. 우주인이 죽을 맛으로 힘든 일이란게 그래비티나 마션에서도 안 보인 건 아니지만.. . 좀 아쉬웠다. 이후로 우주 영화는 안 보려 했는데. 안 봤음 조금 후회할 뻔. 우주인이 그리 멋지고 고급스런 면만 있는 게 아닌, 머리로나 몸으로나 인간을 극한에 몰아부치는 일이란 것을 그린 투박한 영화, SF 좋아하긴 하지만 SF 아닌 Non-fiction 영화를 내심 기다렸던 것 같다.

. 루카스 하스는 넘 단역으로 나와버렸네. 약간 묘하게 생긴 배우가 있었는데 엔딩 크레딧으로 확인. 대사가 있었던가 없었던가.

. 근데 진짜 이 영화에서 그린 달 탐사 계획이 국가 간 자존심 싸움에서 비롯된 보여주기식/이벤트성 프로젝트에 가까워 민간인에겐 실익이 되는 결과가 없고 후속 프로젝트 소식도 별다른게 없어서 이 생뚱맞게 보이는 프로젝트에 애초에 달에 간 게 맞긴 맞냐? 하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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