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사] 매일 똑같은 점심을 먹는 사람들 by sid

매일 똑같은 점심을 먹는 사람들 
The Atlantic, Family 섹션, 2019-03-07 기사, Joe Pinsker


미국 미시건에 사는 한 건축 제도사 아저씨. 은퇴 전까지 25년간 거의 매일 점심이 피넛버터 샌드위치, 과일, 채소 조금, 디저트(막판 5년은 샌드위치에 젤리 살짝 추가).
‘준비하기 쉽고 싸고 맛있고.’ 거기다 ‘뭐 뚝뚝 떨어지지도 않고.’ 
작년 은퇴하셨지만 아직도 일주일에 삼사일 그렇게 먹음. 젤리만 바나나로 바꿈. 아직도 질리지가 않는다고.

‘점심시간 의식lunchtime ritual’을 행하는 사람들.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2년간 같은 점심을 먹는 사람이 17퍼센트에 이른다는 연구. 개중엔 스포츠맨, CEO 등도 있고.

좀 별난 사람, 창의력 결핍 또는 일에 대한 집중, 추진력 등으로도 볼 수 있고.
고르게만 구성되어 있다면 건강엔 전혀 문제없지만 사람은 왠지 좀 재미없어 보이는.

똑같은 메뉴의 장점은 스트레스 감소라고들 함.

버지니아에 사는 32세 소프트웨어 개발직, 여자는 집에서 싸온 상추-단백질-드레싱 샐러드로 1년간 점심.
간단해서 좋았는데 결혼하면서 남편과 같이 먹느라 끝남. 결혼 안했다면 아직도 그럴 것. 시간 단축 장점.

뉴욕시의 한 사진편집자는 새 직장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는데 단 하나의 위안이 똑같은 점심이었음. 6개월간 같은 집에서 매일 딴딴멘. 회사 적응되니 바뀌긴 함.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 없다는 장점. 28세 LA 거주 소매상하는 여자는 음식 알러지가 있어서 점심을 통일. 6개월간 매일 오트밀. 지금은 후무스, 아보카도, 루콜라, 치즈, 글루텐 프리 빵의 터키 샌드위치. 장보기도 규칙적이고 질서가 생겨 좋음. 쓸데없이 비싼 거 안 먹어도 되고. 그냥 맛있고 재밌게(저기 샌드위치 아저씨 얘기엔 좀 놀람). 

뉴욕시 사는 컴퓨터 엔지니어 여자. 똑같은 점심까진 아니지만 회사에서 외식할 땐 항상 샐러드 고름. ‘인지적 간접비cognitive overhead’라 생각. 우선순위가 아닌 건 단순하게. 점심은 큰 상관없다. 매일 시저샐러드, 피넛버터 샌드위치 먹어도 상관없다. 자신만의 작업복도 있음. 검은 레깅스 티셔츠. 아침에 간편. 스티브잡스나 주커버그처럼 외출복을 자동화시킨 사람들 모방. 사실 고딩 때 섭식장애 있었는데 샐러드로 마인드풀 먹기 연습도 함.

와요밍 사는 26세 여자 작가, 3살짜리 아들 저녁으로 매일 고기/밥/야채조금. 고민 안 해도 됨. 점심은 피넛버터-젤리 샌드위치. 아들도 굳이 까탈 안 부리고 잘 먹음.

물론 다 자발적인 건 아니다. 주식은 문화적으로 정해짐. 밥이면 밥, 감자면 감자, 버터도 마찬가지로 주로 쓰는 버터가 있고. 다양성은 풍미에서. 향신료, 채소, 고기 등. 원래 소작농 식사 구성이 주식+기름+풍미였다고.

뉴욕대 전공자에 의하면 새로운 맛을 찾는 사람들은 아주 최근, 도시의, 계급 기반의 포스트모던 문화. 인류 경험을 통틀어 보면 외려 이들이 특이한 사람들.

저자도 지난 5년 동안 매일 1시쯤 되면 비슷한 점심. 빈앤치즈 소프트 타코(채소, 소금, 후추, 핫소스 뿌린), 한쪽에 베이비캐럿, 템페(발효가루), 과일 놓고. 콩, 치즈, 과일은 계절에 따라 바뀌고.

주변에 놀리는 친구 있는 것도 다들 마찬가지. ‘오늘 샌드위치 맛있었어?’, ‘점심 뭐 먹을 거야?' ’귀리 커리‘같은 별명도. 

매일 똑같은 점심을 먹는 사람에 대한 주변의 인상. 1년간 샐러드를 먹은 여자 말로는 회사가 아닌 집에서 모습, 회사 바깥의 모습을 엿보는 때가 점심인데 좀 재미없고 따분한 사람이라 여겨진다고.

저자 생각으론... 쳇바퀴 직장에 점심 메뉴로 활기를 북돋는다? 그럴 수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루할 수밖에 없는 사무실 환경을 그저 반영할 뿐. 인생은 어차피 힘들고 단조롭다, 회사는 재미가 없다는 걸 인정하고 차라리 다른데서 즐길 걸 찾는 게 좋지 않나. 맨날 그 락앤락에 뭘 싸올까 고민하며 일터까지 바리바리 싸오기 보다는. 

앞서 제도사 아저씨의 분석으론, 물론 재밌으라고 한 거긴 하지만 동료들의 놀림은 본인들 식사가 그리 건강에 좋지 않은 메뉴인데 대한 죄책감이 아닐까. 기름 좔좔 버거 같은 거. 난 80센트밖에 안 드는데 거기다 막 15달러씩 쓰고.

글 마지막, 샌드위치 아저씨의 깨달음 : 질투네,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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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보고 반가웠다. 뭔가 조금 비슷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해서.
특히 처음의 샌드위치 아저씨는 소확행 끝판왕스럽. 골목식당서 매일 냉면 먹던 냉면집 아저씨, 송창식 아저씨, 맥도날드 할머니도 생각났다.

나는 솔직히 옷과 화장품,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다. 정----말 관심이 없다. 회사든 집이든 괜찮으면 한 시즌 내내. 그냥 기능적으로 편하고 촌스럽지만 않으면 끝. 단일복, 작업복.. 어디든 웃으며 놀리는 사람 있는 것도 똑같다.

밥은 하나만 먹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왠만하면 뭔가 다양하게 구성된 거로 먹는다. 반찬 많은 거 아니면 비빔밥, 회덮밥처럼 뭐 많이 들어간 거. 이쁘게 차린 거 전혀 관심 없다. 그래놓고 맛없으면 제일 분노... 점심은 사람들과 뭔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일에 쭉 집중하다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왔다는 반가움이 컸던 거 같기도.

단조롭지만 틀이 있고 집중할 수 있는 일, 그게 나한테 맞기도 하고 그랬을 때 저렇게 식사에 큰 의미 안 두게 됐던 것 같다. 

인지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관심 없는 건 뭐든 최적의 옵션으로 고정하고 바꾸지 않는. 온갖 것에 취향이 있거나 새로 생긴 맛집 가보는 사람들, 여행 안하면 좀이 쑤시는 사람들이 난 그래서 신기하다.

마지막에 아저씨가 질투..라고 했는데 나도 질투 화신 만났다가 한번 크~게 데인 적이 있다. 맨날 뭔가 잔뜩 시켜서 꾸역꾸역 멕이려고 안달하던 사람. 내가 먹나안먹나 쳐다보고. 에휴. 지난 일이긴 한데. 역시 사람이 제일 힘들다.

덧글

  • 궁굼이 2019/03/10 03:00 # 답글

    '어떻게 매일 똑같은걸 먹어?' 라고 하는데...
    솔직히 매일 똑같은걸 먹는게 제일 편한거 같습니다.

    메뉴 걱정할거 없고, 어떻게 조리해야할지도 걱정안되고
    장 볼때 이것저것 둘러볼 필요 없고...
  • yudear 2019/03/11 11:29 # 답글

    점심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 진짜 공감이여@!
    놀러온게 아니니깐 점심때 쉬고 싶음 ㅜㅜ 먹으면서까지 회사생활하기 싫어요
  • sid 2019/03/11 20:23 # 답글

    맨날 똑같이 먹고 옷도 똑같이 입으면 상대가 질려하고 오롯이도 회사서는 시기의 타겟이 될 확률 높아요ㅠ 아무쪼록 사람 봐가며 조심들 하시면서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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