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전 - 오랫동안 아껴서 입어온 옷 같은 느낌 by sid

영화 줄거리 들었을 때부터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찬찬히, 정확히, 오랫동안 하나의 일만 해온 사람. 그리고 그 길로 새로이 들어서고 있는 사람.

종로나 마포구 어디쯤이 연상되는 오래된 고풍스런 벽돌 건물, 잔뜩 쌓여있는 옛날 책들, 서류들. 누리끼리하게 변색된 종이들. 먼지들. 이런 정경이 평온함을 준다.

문구 덕후, 수집/정리 덕후들이라면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드는 장면들을 기대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단어 카드 하나하나 만들어 사전을 제작한다는 게 요즘 세상에 좀 믿기진 않지만, 어쨌든 단어 카드에 깔끔하게 깎은 연필로 정갈하게 써내려가는 새로운 단어들... 그걸 모으고 모아 고르고 골라 사전을 만들어가는 과정들.

감정엔 영 서투른 쑥맥인 주인공도 그 순수함에 웃음이 자꾸 터지고...

지금을 사는 사전, 을 만든다는 게 좀 막막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꾸준히 하다보면. . 
10년이 걸리든 15년이 걸리든 결과물은 나올 때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정표를 만드는 일이랄까, 그것은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또 그만큼 걸려야 한다, 고 믿는다.

하숙집 할머니의 말이 제일 좋다.
'젊었을 때 매진할 길을 찾았으니 행운이지. 이제 쭈-욱 가면 돼.'
'감정을 모르겠다구? 원래 다른 사람 감정은 모르는 거야~ 그러니까 서로 얘기하구 그러는 거지~'

영화를 음미하느라 저절로 아껴서 보게된다. 어제 저녁 조금.. 오늘 아침 조금...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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